금융위기 후 달라진 글로벌 성장 공식…내수주도국 성장률, 수출주도국 앞질렀다

입력 2015-12-06 18:14  

LG경제연구원 208개국 45년간 성장률 분석

교역위축·통화절상 압력 등 수출의 성장 기여도
2008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

한국, 저성장 극복하려면 고부가 서비스산업 키우고
구조개혁 동시 추진해야



[ 김주완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에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 세계 교역의 성장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수십년간 유지된 ‘수출 중심국=고성장, 내수 중심국=저성장’이란 공식도 깨지고 있다. 한국 경제도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수출 주도형 성장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에서 내수로’ 성장방식 변화

LG경제연구원은 6일 세계 208개 국가의 지난 45년간 경제성장률 수치를 바탕으로 성장과 수출 및 내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분석 결과 세계 무역이 급속히 확대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2007년까지 37년간 수출 주도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4.2%로 내수 주도국 3.3%를 앞섰다. 세계 교역의 급성장을 배경으로 주요 국가들이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편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변화가 생겼다. 2008년 이후 201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내수 주도국이 3.5%로 수출 주도국 2.4%를 추월한 것이다.

수출의 성장 기여도 역시 2008년 이후 크게 낮아졌다. 수출 비중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따져본 결과 1970년대 0.37(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다)에 달했던 것이 1990년대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점차 약화되더니 2008년 이후 6년간은 마이너스(평균 -0.09)로 돌아섰다. 수출이 오히려 성장을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세계 교역 위축 영향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된다. 첫째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의 급격한 위축이다. 1990년대 연평균 6.6%에 달하던 세계 교역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연평균 2.6%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13~2014년에는 1% 안팎의 성장에 머물렀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충격으로 주요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과거 부채 확대를 통해 인위적으로 늘린 수요가 줄어 교역 규모가 덩달아 감소했다”며 “글로벌 무역 불균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선진국들이 수입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체 생산을 늘리는 경향이 강화된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출 주도국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교역 조건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의 생산능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철강, 화학, 조선 등 대규모 장치산업 부문의 단가가 하락해 수출 주도국에 타격을 입혔다. 수출 주도국에 대한 통화절상 압력이 커져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내수 주도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국도 마찬가지다. 세계 교역 위축 탓에 60%에 달하던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지난해 45.5%로 떨어졌다. 올 들어선 수출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올 1~10월 누적 수출액은 4402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줄었다.

3분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1.2%)에서도 수출 기여도는 -0.8%포인트로 오히려 성장을 갉아먹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결국 내수 주도 성장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그런 필요를 느끼고 내수를 띄우려는 의지가 있지만 단기 부양에 치우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수를 늘리기 위한 정책은 단기적 수요진작보다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공급 애로를 타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서비스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산업개편과 구조개혁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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